시련을 겪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시련 자체보다, 그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소화해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시련을 만나면 오랫동안 무너지고, 삶이 멈추는 듯한 시간을 보낸다. 반면 어떤 사람은 그 시련을 내면의 연료로 삼아 한층 더 단단해진다. 두 사람 모두 고통받았지만, 마음의 구조가 달랐다.
나는 오래전부터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그 일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찾으려 애썼다.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긍정적인 해석을 하려 했고, 나중에는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그 고통에서 얻는 감정과 배움에 집중하게 됐다. 그러면서 알게 된 건, 시련을 자양분으로 만드는 힘은 감정의 흐름을 억누르지 않고 그대로 흘려보낼 수 있는 유연함이라는 것이다.
억누르는 것과 흘려보내는 것은 다르다. 억누르면 그 감정은 안으로 굳고, 결국 안에서 나를 갉아먹는다. 반면 흘려보내면, 감정은 지나가고, 그 자리에 무언가가 남는다. 때론 통찰이, 때론 더 나은 결심이, 때론 이전과는 다른 나 자신이.
그래서 나는 이제 시련이 찾아올 때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묻기보다, "이 시련을 어떻게 써먹을 수 있을까?"를 묻는다. 그 질문이 내 사고방식을 바꾸고, 감정의 중심을 다시 잡게 한다. 결국 회복탄력성이란, 시련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강함이 아니라, 그 시련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소
화할 줄 아는 마음의 구조를 갖추는 일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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