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고비가 찾아온다. 예고 없이 다가오는 병, 인간관계의 배신, 경제적 무너짐, 감정의 혼란. 어떤 이는 이 시기를 지나며 무너지고, 또 어떤 이는 상처는 있지만 중심을 잡은 채로 통과해낸다. 예전에는 단순히 성격 차이쯤으로 여겼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다. 이 차이의 핵심에는 회복탄력성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꺾이지 않는 사람들은 의외로 강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부드럽고 유연하다. 넘어질 수 있다는 걸 알고, 감정을 감추지 않으며, 울 수 있을 때는 울고, 멈춰야 할 때는 멈춘다. 그 유연함이 그들을 다시 일어서게 만든다. 감정을 밀어붙이거나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대로 인정한 뒤 다음 걸음을 준비한다. 그리고 자신이 힘들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기 삶의 서사를 주도적으로 다시 써내려가는 능력을 가졌다. 같은 실패도, 같은 상처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누군가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묻지만, 꺾이지 않는 사람은 “이 일이 내게 무엇을 말하려고 하나?”라고 되묻는다. 방향이 다르다.
삶의 고비마다 꺾이지 않는 건 강해서가 아니라 삶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특별한 기술이나 정보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눈, 멈출 줄 아는 용기, 그리고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 결국 그것이 진짜 회복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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